Audi A6 2.7 T Quattro 시승기 (모터메거진 2004/02호) 2004-08-13
Road Impression 고속에서 더욱 편안하다, 트윈 터보 엔진으로 고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가속력 Audi A6 2.7 T Quattro 아우디의 허리 A6에 2.7 T 콰트로가 추가되었다. 국내에는 4.2가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출력면에서 실질적인 기함 역할을 한다. 정평난 트윈 터보의 V6 2.7리터 엔진은 저회전부터 레드라인을 넘어서까지 꾸준한 힘을 내는 것이 특징. 3단에서 200km/h에 도달할 정도로 엄청나게 넉넉한 기어비는 고속 크루징에 잘 어울리는 특성을 가졌다. A6 2.7 T는 풍부한 토크를 내는 트윈 터보 엔진과 기어박스, 안락한 서스펜션을 갖춰 4도어 그랜드 투어링이라 부를 만 하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터보 엔진이 고급 세단에 얹히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있다면 사브나 볼보 정도. 럭셔리 세단에는 일반적으로 풍부한 토크를 내는 대배기량 엔진이 어울리고 실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들어오면서 많은 메이커들이 과급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와 아우디가 그 대표적인 경우로, 이 두 메이커는 터보 기술을 단순히 출력 증가에 그치지 않고 대배기량 엔진과 같이 지체 현상을 최소화해 일반 운전자가 몰아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제어 시스템의 발달이 한몫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배기 가스 기준도 가볍게 통과할 정도로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아우디의 경우 이미 90년대 초반에 RS2 등에 터보 엔진을 선보인바 있고, 최근의 르망 콰트로와 같은 컨셉트카까지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TT 등에 얹히는 1.8T 터보 엔진은 마니아들한테 튠업의 잠재성과 숙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아우디의 터보 엔진 중에서 각광받는 유닛이 바로 A6 2.7 T에 얹힌 V6 트윈 터보이다. 이 엔진은 구형 S4의 것을 250마력으로 디튠한 것으로 올로드 콰트로에 이어 A6에도 적용이 되었다. 아우디 라인업 중에서 데뷔한지 가장 오래된 A6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차기 모델이 선보일 예정. 따라서 2.7 T는 A6의 마지막 진화가 되겠다. 고속 주행에 어울리는 파워트레인 2.7 T는 다른 A6와 기본적으로 똑같다. 엔진과 기어비 등의 파워트레인이 달라진 것이 특징. 고출력 엔진임을 희미하게 비치는 작은 스포일러와 2.7 T 로고가 다를 뿐이다. 노멀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최근 타본 스포츠 서스펜션의 다른 아우디보다는 차체가 좀 떠보이는 느낌이다. 서스펜션은 노멀이지만 휠, 타이어는 옵션으로 준비된 235/45ZR/17. 타이어는 비대칭 트래드 패턴을 가진 미쉐린 파일럿 프리머시로 패턴 소음이 매우 억제되어 있다. 또 휠 사이로 언뜻 보이는 대형 디스크와 커다란 캘리퍼가 눈에 확 들어온다. 예의 아우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실내에 앉으니 새삼스럽게 A6의 높은 품질감이 몸으로 느껴진다. 여전히 시트는 매우 만족하는 부분으로, 주름진 고급 가죽 시트는 매우 편안하고 급한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잡아준다. 이번 시승으로 A6의 헤드레스트가 이렇게 편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시트의 위치 조절은 세밀하게 해도 헤드레스트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헤드레스트를 몸쪽으로 최대한 잡아당기니 목에 자연스럽게 닿는 느낌이 너무 편하다. 센터페시아는 오디오는 손에 자연스럽게 닿아 사용하기 편하나 밑에 위치한 공조 장치는 버튼도 작아 주행 중 만지기가 쉽지 않다. 차기 A6에는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속 크루징에서 진가 발휘하는 파워트레인 250마력의 트윈 터보 엔진은 이미 올로드 콰트로를 통해 느껴본 바 있어 무게가 보다 가벼운 A6 2.7 T는 가속력을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트윈 터보 엔진은 가벼운 페달 터치만으로도 타코미터의 바늘이 쉽게 튕겨 올라가고 발을 떼면 빠르게 내려오는 것이 스포티하다. 복잡한 시내에서 트윈 터보 엔진은 지체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반응하고, 초기 페달 터치의 응답도 빠르다. 특이한 것은 5단 AT의 기어비. 많은 차를 타본 셈이지만 일반 세단에 이렇게 넉넉한 기어비는 처음 본다. 풀 스로틀시 변속 시점인 6,800rpm을 기준으로 각단의 최고속은 1단 80km/h, 2단 140km/h에 이르고 3단에서 무려 200km/h까지 가속된다. 물론 이는 엔진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기어비 세팅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롱 기어비에 엔진 출력이 조금만 약해도 소비자는 분명 힘이 없다고 불평할게 틀림없다. A6 2.7 T의 기어비는 전형적인 고속 크루징형이다. 5단 100km/h에서도 회전수가 1,800rpm에 불과하고, 최고속은 예상대로 4단에서 나온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는 245km/h지만 이날 기록한 최고속은 리미트가 걸리는 250km/h. 이때의 회전수도 6,000rpm이 채 되지 않는다. rpm의 여유와 엔진힘을 생각했을 때 리미트를 해제했을 경우 이 이상의 속도도 충분히 가능하다. 200km/h에서 4단으로 바톤을 넘겨준 이후에도 꾸준하게 250km/h까지 올라간다. 또 5단 200km/h에서도 회전수가 3,500rpm에 불과해 고속 크루징에서 좋은 연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A6 2.7 T는 200km/h에서 4단으로 바톤을 넘겨준 이후에도 꾸준하게 250km/h까지 올라가 터보 엔진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150→250km/h까지의 가속력도 일반 3리터 엔진의 차들과 차이가 난다. 또 200km/h 크루징에서의 재가속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만약 기어비를 20%만 짧게 해도 이보다 훨씬 뛰어난 가속력을 보일 것이다. 반면 초기 가속은 1, 2단의 기어비 차이가 커 약간은 펀치력이 아쉽지만 다른 차들이 고속에서 주춤거릴 때 치고 나가는 힘이 확연히 차이난다. 2.7 T 엔진은 6,500rpm부터 레드존이 시작되지만 풀 스로틀에서 타코미터 바늘이 6,800rpm까지 거침없이 침범하는 모습은 세단의 심장이라 하기에는 너무 스포티하다. 절제된 엔진음은 전영역에서 고르다. 낮은 속도에서 조용하다고 볼 수 없지만 고회전으로 가도 부담스럽지 않는 말이다. 최근에는 모두 스포츠 서스펜션을 갖춘 아우디를 타서 그런지 노멀 서스펜션의 A6 2.7 T는 롤링도 많고 참 부드럽게 느껴진다. 반면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는 충격을 한번에 일소하는 모습이 느낌이 좋다. 하체는 고속 크루징에 맞는 기어비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런 컨셉트로 생각하면 좋겠다. 브레이크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커다란 캘리퍼와 디스크 덕분에 참으로 안정적이다. 차들이 없는 새벽의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200km/h가 넘는 속도로 한참을 달렸지만 안정된 제동없이는 못한다. 브레이크는 초기에도 매우 응답이 빠르지만 그렇다고 330i나 보라 같이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민감하지 않아 처음 차를 타는 사람도 적응이 쉬울 것이다. 고속에서도 제동 밸런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됨은 두말하면 숨차다. 코너에서는 의외로 약한 오버스티어를 보이지만 제어하기 쉽고 포근했던 모습과는 반대로 탄탄하게 차를 지지한다. 물론 강한 레인 체인시에는 스포츠 서스펜션보다 롤링도 많고 흐트러진 자세를 추스르는데 보다 시간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강한 출력의 트윈 터보 엔진과 고속형 기어비, 안락한 하체를 가진 A6 2.7 T 콰트로는 4도어 그랜드 투어링이라는 닉네임이 어울린다.